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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3-14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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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인천 구 (211.♡.128.3)
 조회 :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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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년 잔치 추석 연휴에...
안녕하세요?
명절연휴에도 불구하고 이런 잔치를 마련해주신 우리 GA가족/협심자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제가 모임을 찾은 지..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고 합니다. 제게는 몇십년이 흐른.. 아주 옛날이야기
같기도 하고.. 이제 1년인지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합니다.
정말 가정을 지켜내고 싶은 마음에 GA에서의 1년여의 시간은 저에게 참 많은 상처를 주었습니다.
30하고 몇 년을 살았지만.. 그렇게 많이 좌절하고, 두려워하고, 아프게 살았던 시간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참 똑똑하고 바르게 살고 있다.. 생각했고 남편과 맞벌이 하며.. 하나하나 만들어가고 있다.
나는 잘 이뤄 나갈 거다.” 나름 자부심을 가졌고, 지금은 괜찮다.
나이 먹고 힘들어질 때 정말 편안하게 남편과 손잡고 살아가고 싶다. 는 소망을 가졌습니다.
도박 빚에 마음은 병들어 갔고, 남편과의 관계도 어긋나고, 그래도 믿어보려, 의지해보려 했지만..
한번씩 터지는 도박문제, 이혼문제에 내가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이지 나의 인생도 우리 아이들의 삶도
여기에서 다 엉망이 되는 것인지.. 도저히 갈피를 잡지 못하는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2009년 12월 말.. 이제는 너무나 지쳤습니다. 모두가.. 결국 남편은 저와 아이들을 위해”라는 말로.. 집을 나갔습니다.
혹시 남편이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을까 “두려워하고 회사로, 친정집으로 걸려오는 사체업자들의 전화에 두려워하고
홀로 세상과 싸워서 아이들과 살아나갈 일에 두려워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참 세상의 이치란 오묘합니다. 그렇게 남편을 부여잡고 ..놓기가 두려웠었는데 이 모든 걸 다 내려놓자..
결심하니.. 오히려 모든 것이 다 편안해지는 것이었습니다.
늘 저를 괴롭히던 자기연민도 버리고, 홀로 헤쳐 나갈 세상에 대한 두려움도 버리고 불쌍한 우리 남편도 내려놓았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가끔은 제가 닥쳐있는 현실이 막막할 때가 있습니다.
먼 곳까지 가서 홀로 외롭게 있으면서 노동일을 하는 남편, 결혼해서 아이 둘을 데리고 친정집에 의지하고 있는 저,
갑자기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우리 아들/딸
그런데 이상하게 ..예전보다 그리 초조하지 않고 그리 궁핍하지 않습니다.
아홉을 가지고, 하나를 채우지 못해서 안달하며 보냈던 시간들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내 기준만 맞고 바르다며, 상대를 배려하지 못한 저를 보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의 중심에는 남편이 있었습니다.
저보다 더 힘든 시간들을 보내고 있는 남편인데도.. 씩씩한 모습에 감사합니다.
오히려 저의 투정과 외로움을 받아주고 저에게 용기를 줍니다.
저의 가족들이 단란하게 모여.. 가끔씩은 싸우고 떠들면서..아이들과 지내는 시간들을 그려봅니다.
먼 훗날의 일은 아니겠지요?
참 많이 잃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돈, 가족, 친구들..등등
그러나 지나온 시간보다 앞으로 가야할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얻을 것이 더 많습니다.
지금이라도 나를 바라보고, 우리를 바라보게 된 것에 너무나 감사합니다.
뒤를 돌아보지 않지만.. 앞으로 급하게 나가지 않으려고 합니다.
늘 초라하지 않고 좌절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주시는 우리 GA가족들게 항상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우리 남편.. 있는 그대로 소박하게 살았으면 합니다.
있는 그대로 감사하게 살았으면 합니다.
그대가 있어, 고맙고 행복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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