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단도박 모임

0402

작성일 : 10-11-01 21:38

6주년 소감발표 ---부개조 (1년전 가을연수때 소감발표했던 글을 뒤늦게 올립니다)

글쓴이 : 부개박 (125.♡.246.218)

안녕하세요 부개조입니다
최근 2~3개월 동안 저희 가족들에게는 좋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우선 급작스럽게 박선생이 확 달라졌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갑자기가 아니라 6년동안 모임다니면서 배운 결과란 생각입니다)
저희 두 사람은 말을 하면 서로 평행선입니다
박선생은 녹음테이프였습니다.
2시간을 말을 해도 여전히 처음과 같음.
두사람이 동시에 하는 말 “우리는 말이 안통해. 아이고 답답해.”
박선생이 말합니다
“ 나는 아무 문제 없어. 네가 문제야. 가족모임에서는 몇 년동안 뭘 배웠대?.어쩔 수 있는 것과 어쩔 수 없는 것을 구별해야지. 어쩔 수 없는 것을 왜 모를까? 답답하구만”
저는 더 답답합니다.
다들 박선생같은 사람 없다고들 말하지만 저는 부개박선생과 사는 게 아니라 집으로 돌아가면 박**과 살거든요.
대화가 되지 않으니 답답하고 풀어낸 것을 이해받지 못하니 가슴속에 앙금이 남고 머리가 지끈거리고 내 속에 화가 갇혀서 그 분노가 다른 이름을 쓰고 아이들에게 터져나갑니다
오늘 이 상황이 끝나면 다음 번에도 똑같이 반복됩니다.
악순환의 연속이었고 나는 항상 짜증이 나고 아이들은 불안감을 갖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집에서 해결되지 않으니 끊임없이 밖에서 어떤 누군가가 해결책을 알려주겠지 하는 마음에 다른 곳에서 해결책을 찾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모임에서도 듣기보다는 할말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녹음된 테이프같던 그 박선생이 듣고 이해할려고 태도를 바꾸니 저도 달라집니다.
“네 엄마가 문제야” 탓만 하던 사람이 아빠역할을 늘려서 제가 많이 여유로워지고 아이들과 관계도 좋아졌습니다.
저와 아이들 사이에 가장 큰 갈등이었던 운동하는 것과 놀아주기를 아빠가 하니까 제가 아이들과 부딪칠일도 줄어들고, 박선생과 아이들은 운동도 되고 대화할 시간이 늘어나서 부모자식관계도 훨씬 좋아졌습니다
갈등상황에서도 폭발하지 않고 차분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이니 아이들도 달라집니다
아이들은 일찍 철이 들어서 애늙은이 같았는데 부모사이가 안정되니 그 때 못했던 어리광도 부리고 그 때 너무 힘들었는데 표현할 수가 없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한참 도박 때문에 힘들때 현우가 5살이었는데 며칠전 그러더군요.
“엄마, 얼마전까지 날마다 화나고 짜증났는데 지금은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는데 많이 좋아졌어. 그런데 자꾸 애기짓이 하고 싶어져.”
그래서 “그 때 못했던 것을 이제야 하고싶은가 보다”라고 했더니
“그 때는 엄마가 너무 힘들고 아파보여서 내가 항상 엄마를 웃게 해 주고 싶어서 웃긴 짓도 많이 했었는데 그 때 나 진짜 힘들었어.”라며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다섯 살부터 그런 마음으로 살았다는 걸 처음 알게 됐습니다. 얼마나 힘들었을지...
현숙이도 “나 1학년인가 2학년때 아빠가 호랑이로 변해서 우리 세 식구를 잡아먹을려고 쫓아오는데 뒤돌아보면 거리가 점점 가까워져서 정말 무서웠었어. 그 때는 진짜많이 그랬어”라고 합니다
들을때는 웃었는데 아빠가 호랑이로 변해서 자기가족을 잡아먹으려는 꿈을 꿨다니 박선생도 마음이 많이 안좋았다고 하더군요
아이들이 꼭꼭 숨겨놨던 이런 이야기를 끄집어낼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아직도 우리가 갈등중이라면 아이들이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부분을 놓쳤을 것이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는 각자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서로 다른 사람을 바라보면서 바꾸어줬으면 하고 바라고 탓을 했던 것들이 이제는 모두 다 자기 역할로 돌아가니 나 자신을 차분히 돌아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내가 더 많이 변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아이들이 아빠가 도박 재발하지 않았을때 열심히 공부해놔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렸고 숨이 막혔습니다
미래에 대한 내불안 때문에 아이들에게도 불안을 심어주고 있었던 겁니다
부끄럽지만 시댁식구들과 잘 지내는 여사님들의 이야기를 듣고 부럽다고 했더니 항상 모임 헛다녔다고 핀잔을 주던 박선생이 “대신 내가 GA생활 열심히 하고 당신한테 잘하면 되지. 남편이 잘하면 그게 최고지”라고 해서 순간 감동이었고 정말 박선생이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새로오신 가족, 협심자 여러분 평생 모임을 다녀야 한다는 말에 절망하지 마세요
저는 아주 느려서 이제야 조금 알것 같습니다
제가 6년을 다니면서 느낀 것은 성장속도에도 단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저는 지금도 도박을 하고 있을거라는 의심과 단도박이 안될거라는 미더움을 푸는데 2년, 뭔지 풀리지 않는 억울함 때문에 또 몇 년을 분노를 품고 있었습니다
왜 이렇게 안 바뀌나 조급함도 있었습니다
물론 6년 동안 모임이 좋아서 다녔지만 그런 복잡한 심리까지 해결하지는 못했기에 모임에 오면 어찌그리 할말이 많았는지, 박선생 흉도 참 많이 봤습니다.
어쩔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기 싫을때가 많습니다. 알면서도 인정하기가 싫은 겁니다. 제 1단계 회복프로그램을 마음으로 받아들이는데 6년이 걸렸지만 아직도 “안되는게 어딨어” 할 때가 많습니다.
이제야 회복프로그램과 책내용이 눈에 들어오지만 아직도 멀었습니다
부부는 시소타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이제는 힘겨루기가 아닌 균형을 이루어가는 과정에 있는 것 같습니다
박선생이 달라지면서 제 안에 꽉 차 있던 분노가 사라져가는 것을 느낍니다
저 역시도 알게 모르게 많이 달라졌지요..
“듣고 배우자!”
지금까지는 말로 많이 풀어냈지만 이제는 입은 다물고 귀를 열려고 합니다
하던 버릇이 있어서 금방은 안되겠지만 열심히 노력할 겁니다
한 가지 다행스러웠던 박선생과 저의 목표가 같았다는 것입니다
GA를 열심히 다니면서 우리 자신과 가정을 회복해나가는 것, 그리고 우리가 받았던 많은 도움을 새로 오신 분들에게 되돌려주는 것 말입니다
뭐든 그저 되는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저희가 처음 모임에 나왔을 때는 5살짜리 아들이 엄마아빠 손을 마주 쥐어주면서
“나는 누나 손잡고 뒤에 갈테니까 아빠는 엄마 손 잡고 먼저 가”이랬었습니다
6개월 동안 말 한마디 없이 지냈었거든요
6년동안 모임장소를 오갈 때 걸어다니면서 박선생과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모임을 통해 많은 것을 듣고 배우고 읽고 배웁니다
지금까지도 단도박모임을 좋아하고 열심히 다니고 앞으로도 그럴겁니다
만약에 모임을 다니다가 도박을 안한다고 느슨해지거나 그만 다녔다면 지금 이렇게 좋아졌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겠지요.
앞으로는 GA프로그램을 나에게 적용시켜 단계별로 서서히 변화해 갈 것입니다
아직도 100% 인정 못하고 있는 1단계를 진정으로 인정하는게 올해의 목표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