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속의 환상

서울 명륜동 황

나는 너무나 소중한 것들을 잃었다.

이제 와서 후회한 들 무슨 소용 있으랴! 가정은 뒤로 한 체 오직 나만의 시간을 가졌을 때는 이 세상에서 부러울 게 없었다. 가족들 얼굴이 떠오른다 해도 잠시뿐 도박에만 미쳤다.

그런 열성이 어디서 나왔는지 나 자신도 모를 지경이었다. 까만 밤을 하얗게 지센 것도 엊그제 같았는데 벌써 10년 이라니 거짓말처럼 느껴진다.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좋은 말을 해도 나는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수없이 반복해서 도박을 해 왔다. 친구, 동료들한테도 외면을 당해야 하는 수모도 겪었다.

나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거짓과 허영심은 물론 고단수로 변해 가버렸다. 사람이 궁지에 몰리다 보니 난폭해지고 이성을 잃어가는 내 모습은 인간이 아닌 맹수로 변해버린 적도 있었다. 누구나 선천적으로 나쁜 사람은 없다.

다만, 환경에 의해 변하는 것 같다.

도박을 오래 하다보니 얻은 것도 있다. 오기를 부려서도 안되고 방심해서도 안되고 제일 중요한 게 나의 자신을 컨트롤 못하는 중독성이 가장 큰 병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단도박 친목모임에 들어와서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먼저 자제력이 생기고 또 생활의 즐거움을 맛보고 있다. 사실은 내 곁에 항상 집 사람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속도 많이 상하게 했는데 집 사람은 헌신적으로 가정에 충실한 아내이다. 또한 훌륭한 아내이다.이런 자리에 까지 오게끔 이끌어 준 아내에게 고마운 내 가슴을 전하고 싶다.

참기 어려운 날도 많았고 이혼도 수없이 하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다. 여러 사람 피해 주지 말고 열심히 살아야겠다. 마지막으로 원고에 못다 쓴 나의 진실을 솔직하게 다음 기회에 쓸 것을 약속하고 우리 GA 가족 여러분 모두의 건강을 기원하면서 모든 일들이 소망하는 대로 이루어지길 진심으로 빌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