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국가 건강 검진이 예정되어 있어서 어젯 밤에 일찍 잠을 잔 탓인지 새벽녁에 일찍 잠에서 깨었습니다.
잠시 베개를 등 뒤에 받치고 앉아 있노라니 어제 권선생님으로
부터 받은 카톡 내용이 떠 올랐습니다. 아프리카로 돌아 가기 전에
모임에서 한 번 더 만나기를 원하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회합장소와 시간을 알아 보기 위해 정말 오랜만에 단도박 모임 홈
페이지를 열어 보았습니다. 사당-방배 모임의 시간과 장소를
확인하고 상담자의 글을 몇 개 읽고 나서 무심코 마음의 쉼터를
열어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곳에는 놀랍게도 신길 윤 선생님의 동행일기가 여전히
올라 오고 있었습니다. 저는 곧바로 깊은 상념에 빠져 들었습니다.
저는 2022년 10월 26일에 목사 임직을 받고 바로 일주일 뒤인
11월 3일에 아프리카 부룬디로 떠나 갔습니다.
20년이 넘게 도박만 하고 살았으니 당연히 가진 돈이 있을리
만무하고,연금 같은 것도 나올리 없으며,저를 후원 해 주는 교회나
후원자 하나도 없이 그냥 그렇게 떠났습니다.
한가지 다행인 것은 몇년 전에 천신만고 끝에 파산 선고를 받아
면책을 받았기에 빚지고 도망 갔다는 소리는 듣지 않게 된 점이었
습니다.
과정이야 어찌 되었건간에 1급 도박 중독자가 명색이 아프리카
선교사가 되었으니 갑자기 인생이 확 뒤바뀐 것입니다.
저는 그 곳에서 매일 선교 일기를 써서 단톡방에 올렸고 지금은
40여명의 후원자들이 함께 공유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건강 검진을 받고 와서 온 종일 제가 예전에 썼던 동행
일기와 밑에 달린 댓글들을 읽으면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여러번 망설인 끝에 글을 올리기로 용기를 내었습니다.
물론 제가 계속해서 동행일기를 재개 하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2년전에 조회수가 30여개에 불과 했는데 오늘 열어 보니
제가 썼던 186개 일기중에 대부분의 조회수가 300개 이상인 것을
보고 적잖게 놀랐습니다.
저는 당시에 단도박 동행일기를 쓰면서 많은 시간과 정성을
기울였습니다. 그래서 읽는 분들에게는 어느 정도의 공감을
받았을런지는 몰라도 실제로 저 개인에게는 많은 부담으로
다가 왔었습니다.
그래서 장기적인 레이스를 위해서는 부담없이 간결하게 써 나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제가 지금 단톡방에 써서 올리고 있는
선교일기도 가급적 단조로운 선교 보고 형식으로 써 가고
있습니다.
저는 정말로 단도박을 위해 신학을 하고 단도박을 위해 아프리카
로 떠났습니다.
단도박과 건강한 삶과 성숙한 인격을 열망하는 모든 협심자들께
위대한 힘의 은혜가 함께 하시길 기도 드립니다.
조회 : 96
